멸치 방사능 걱정과 농림부의 해명 그리고 남는 걱정
일본 후쿠시마 원전 폭발 사고가 발생한 지 2년이 지났음에도 여전히 방사능 수증기는 유출되고 있고 방사능에 오염된 냉각수가 일본 동해안으로 흘러 나오고 있습니다. 연료봉을 계속 냉각시켜야 하기 때문에 냉각에 사용된 방사능 오염수가 계속 생산되는데요. 방사능 오염수를 모두 모아둘 수 없으니 바다로 버릴 수밖에 없을 겁니다. 그리고 연료봉이 뚫고 나와서 지하로 뚫고 나간 것으로 짐작되기 때문에 지하수를 고농도 방사능 오염수로 만들고 있을 것으로 짐작됩니다. 이렇게 만들어진 고농도 방사능 오염수는 지하수를 통하여 또다시 바다로 흘러 나가고 있겠지요.
우리나라와 일본의 거리가 가깝지만, 일본의 동해안에는 시계 방향으로 움직이는 해류가 흐르기 때문에 오염된 바닷물이 러시아쪽으로 올라갔다가 미국쪽으로 흐른다고 합니다. 10미터 이하의 바닷물이 태평양을 한바퀴 도는 데에 5년에서 10년 정도 걸린다고 하는데요. 이제 2년 반 정도 지났으니, 대략 반바퀴 정도 돌지 않았을까 짐작하고 있습니다. 일본의 방사능 쓰레기가 태평양을 건너 미국에 도착했다는 보도도 있습니다. 이제 앞으로는 다시 돌아 오겠지요.
일본 근처 해류의 영향으로 우리나라와 일본의 거리가 무척 가까운 것에 비하여 우리나라 동해나 남해는 상대적으로 오염도가 덜 할 것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우리나라의 동해나 남해가 방사능 오염에 완전히 안전한 청정 구역이라고 보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일본에 비해서 약하긴 해도 오염된 바닷물이 우리나라 동해안과 남해안에도 영향을 미쳤겠지요.
멸치와 관련하여 방사능 걱정은 다음 몇 가지로 정리됩니다.
(1) 방사능에 오염된 일본 동해안에서 잡힌 멸치가 우리나라에 수입되는가?
(2) 우리나라에 수입된 일본 멸치에서 방사능이 검출되었는가?
(3) 우리나라에서 잡히는 멸치는 방사능에 오염되었는가? 방사능 검사를 하고는 있는 걸까?
(1)번과 관련하여 다음과 같은 기사가 눈에 띕니다. 일본에서 안 먹는 멸치, 한국에 수입해도 되나
[미디어현장] 김영선 KBS <추적60분> PD "기준치 이하면 안심해도 되나" 2012년 3월 13일 기사입니다.
기사 본문 전체를 보고 싶은 분은 링크로 이동하세요. 기사의 대략적인 내용을 옮기면 다음과 같습니다.
원전에서 80km, 100km 떨어진 곳, 심지어 200km가 넘는 도쿄 도 외곽지역에서조차도 안전 기준치를 훨씬 뛰어넘는 이른바 핫-스팟이 발견되고 있음을 직접 확인할 수 있었다.
이바라키 현의 생활협동조합 관계자는, 기준치 이하의 미량이라고 해도 세슘 등의 방사성 물질이 검출될 경우 이 수치를 공개해야한다고 주장했다. 방사성 물질에 노출되는 것은 어쩔 수 없다 해도, 내가 얼마만큼을 먹고 있는 지는 정확히 알아야 한다는 얘기였다. 실제 이 생협에선 회원들에게 보내는 상품 안내문에 자체 검사한 세슘 검출량 결과를 표시하고 있었다.
바닷물 오염이 심각해지면서 수산물에 대한 우려가 특히 컸다. 이바라키 현 앞바다에서 잡았다는 잔멸치에서도 6.69베크럴의 세슘이 검출됐다고 했다(일본 정부의 식품 안전기준치는 500베크럴이다).
아이러니한 것은 이렇게 일본 내에서조차 많은 우려를 사고 있는 수산물들이 우리나라로 수출되고 있다는 사실이었다. 물론 일본에서도, 그리고 국내에서도 안전검사를 거친다고 하지만 모든 수산물에 대해 일일이 다 검사를 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앞서 말했듯 안전기준치 이하라고 해서 방사성 물질이 전혀 없다는 뜻도 아니기에 취재를 하면 할수록 대체 왜 우리나라가 일본산 수산물을 계속 수입하고 있는 지 의문스러워졌다.
회사는 누적 선량계를 지급하여 취재 기간 중에 노출된 공기 중 방사선량을 측정토록 했지만, 그것만으로 충분한 지 의문이었다. 음식물로 인한 내부 피폭의 우려 때문이었다.
(1) 일본 바다에서 잡힌 멸치가 우리나라에 수입된 것은 사실입니다. 2011년 3월 11일 이후 1년 동안 냉동 멸치 약 630 킬로그램, 마른 멸치 118 킬로그램이 수입되었군요. 일본산 멸치는 2013년에도 꾸준히 수입되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도 멸치가 많이 생산되는데, 왜 일본산 멸치를 수입한 것일까요? 저렴하기 때문이었지 않을까요? 왜 저렴했을까요? 방사능 오염에 대한 우려 때문이 아니었을까요? 어느 회사가 수입했는지도 궁금합니다. 수입한 일본산 멸치는 어디에 판매했을까요? 누가 사 먹었을까요?
(2) 농림부의 해명을 보면, 일본산 멸치에서 방사능 물질이 검출되지 않았다고 하는군요. 매 수입 건마다 전수검사를 했다고 해명했는데요. 모든 수입품을 검사했다는 점에서 전수검사라고 할 수 있겠지만, 수입된 멸치 모두를 검사했을까요? 샘플 검사를 했을까요? 냉동멸치 15건을 모두 조사했다고 전수검사라고 할 수 있겠지만, 멸치 630 킬로그램 전부를 검사했는지는 의문이 듭니다.
만약 일본산 수입 멸치 630 킬로그램 전체를 검사하지 않았다면, 방사능 물질이 검출되지 않았다고 자신있게 말하기는 곤란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남는 걱정은 우리나라 남해안에서 잡히는 멸치는 방사능 오염에 안전한가 하는 점입니다. 한국산 멸치를 대상으로 세슘이나 요오드 등의 방사능 검사를 하고 있는지 알기 어렵고, 검사 결과가 어디에 발표되고 있는지도 못찾겠더군요.
방사능 물질은 국내산 일본산 구분이 없습니다. 방사능 물질이 식품에 포함되어 있다면, 피폭되는 것은 동일합니다. 국내산 수산물도 모두 방사능 검사를 실시해서 그 결과를 발표해야 합니다. 정확한 수치와 함께 말이죠. 기준치 이하라고 해서 방사능에 안전하다는 결론은 잘못된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