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전투기 사업 즉, F-X 사업과 관련하여 상당한 논란이 있습니다. 방위사업청에서는 이와 관련하여 차기 전투기 사업과 관련하여 "아직 탈락된 업체는 없고, 3곳 모두 가계약 기회가 있다"고 밝힌 모양입니다. (중앙일보 보도 참조)
겉으로 보기에 FX 사업은 3 개의 선택지가 있습니다. 그러나 자세히 보면, 선택지는 4개입니다. 3개의 업체 중에서 하나를 선택하는 것 외에 자주국방을 선택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자주국방을 선택한다고 하는 것은 외국 업체의 전투기를 그냥 수입하는 것이 아니라 국내에서 전투기를 개발하는 것을 말합니다.
단기적으로 계산하면, 국내의 전투기를 개발하는 것에 더 많은 돈이 들어갈 수도 있습니다. 그냥 전투기를 사오는 것이 더 싸다고 계산될 수도 있겠죠. 하지만 장기적으로 계산하면 그 결과가 다를 수 있습니다. 한국형 전투기를 개발하게 되면 국내 산업 발전에 기여하는 바도 크고, 전투기 개발 이후에 관련 산업의 발전에 기여하는 바도 크기 때문입니다.
일본이나 중국의 경우, 전투기를 사지 않고 전투기를 개발하는 방향으로 진행한다고 합니다. 왜 그렇게 할까요? 산업의 발전과 국가 경제의 기여도를 생각하는 것입니다.
박정희 정부의 공과에 대해 논란이 있지만, 박정희 정부의 정책 가운데 좋은 정책도 많았습니다. 대표적인 정책이 산림 녹화 사업과 행정수도 건설 계획입니다. 산림 녹화 사업의 결과로 울창한 숲을 가지게 되었고, 행정수도 건설 계획이 세종시 건설로 이어졌습니다. 행정수도 건설 계획은 박정희 정부에서 실제로 시행했던 정책은 아닙니다만, 행정수도 건설 계획을 박정희 정부에서 수립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1977년 박정희 대통령이 행정수도 이전에 대한 구상을 공개하고, 행정수도 기획팀을 설치하여 2년 동안 연구하여 1979년 10월 초에 100권 분량의 행정수도 건설 계획을 마련했다고 합니다. 이 계획은 결국 실시되지 못했습니다.
잘 알려지지도 않았고, 실시되지도 못했던 행정수도 건설 계획은 2002년 9월 30일 세상에 알려지게 됩니다. 노무현 민주당 대선 후보가 2002년 9월 30일, 충청권 행정수도 공약을 발표했기 때문입니다. 노무현 정권은 2004년 1월부터 본격적으로 추진됩니다. 이후의 상황은 헤럴드 경제 기사 참조하세요.
노무현 대통령은 2007년 7월 국가 균형 발전 오찬 간담회에서 "저는 유신헌법 등 박정희 정권을 계속 반대해 왔던 사람인데 행정수도 건설은 박정희 전 대통령의 계획을 계승하는 것이어서 기분이 묘하다"라고 했다고 합니다. (관련 사항을 자세히 다룬 블로그 글 참조)
우리나라에는 주요 정당으로 새누리당, 민주당 등이 있고 작은 정당으로 통합진보당, 정의당 등이 있습니다. 이들 정당은 권력을 차지하기 위하여 치열한 경쟁과 싸움을 하기도 하고, 정책 대결을 하기도 합니다. 각 정당의 관계는 숙명적으로 대결해야 하는 관계이지만, 좋은 정책은 서로 참조하고 계승해야 나라가 발전합니다.
반대로 같은 정당에서 추진했던 정책이라고 하더라도 잘못된 정책은 바로잡거나 취소해야 합니다. 그래야 나라가 발전합니다. 처음에 추진할 때는 좋은 정책인 줄 알고 강력하게 추진했지만, 정책을 실시하는 과정에서 부작용이 생기거나 문제점이 생겨서 잘못된 정책으로 드러나는 경우가 있습니다. 모든 것을 미리 알 수 없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일이라 하겠습니다.
그러나 가장 나쁜 것은 잘못된 정책인 줄 뻔히 알면서도 계속 추진하는 것입니다. 또 좋은 정책인 것을 분명히 알면서도 다른 정당의 정책이었으니까 무조건 반대하고, 잘못되도록 만들어 버리는 것입니다. 이 두가지가 가장 나쁜 겁니다.
현재의 차기 전투기 사업은 이명박 정부에서 추진되어 온 사업입니다. 다시 말해서 새누리당에서 추진했던 사업이라고 할 수 있죠. 박근혜 정부가 이명박 정권의 정책을 모두 그대로 추진해야 할 이유도 없고, 그런 식으로 정책을 추진해서도 안 됩니다. 분명한 잘못이 있거나 문제점이 있거나 더 좋은 방안이 있다면 이전 정부에서 추진되었던 사업을 원점에서 재검토하여 변경할 수 있어야 합니다. 이것이 박근혜 정부에서 강조하는 창조 경제가 아닐까 하고 짐작해 봅니다.
박정희 정부의 자주국방 정신은 옳은 방향입니다. 이 정신은 누가 대통령이 되고, 어느 정당에서 집권한다고 하여도 계승해야 하는 정신입니다. 비록 박정희 정부에 대해 비판하는 사람이라 하더라도 박정희 정부의 자주국방까지 비판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박정희 정부의 자주국방 정신이 옳은 것이라면 새누리당, 민주당, 이명박 정부 출신, 노무현 정부 출신, 이런 것과 상관없이 계승해야 하는 것입니다. 분명히 옳은 정책이고 좋은 정책인데 박정희 정부의 정책이라고 해서 박근혜 정부가 계승하면 안된다고 말할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입니다. 박정희 정부를 반대해 왔던 노무현 대통령이 박정희 전 대통령의 계획을 계승했던 것처럼 말이죠.
이런 방향에서 정책이 추진되어야 성공적인 대통령, 존경받는 대통령, 역사의 한 획을 긋는 대통령, 그리고 박근혜 정부가 될 것입니다.
차기 전투기 사업은 촌각을 다투어서 결정해야 하는 일이 아닙니다. 빨리 결정하려다가 잘못된 결정을 하는 것보다는 조금 늦어지더라도 신중하게 결정하여 옳은 결정을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워낙 거대한 사업이고, 우리나라 경제에 미치는 영향도 큰 사업이어서 잘못 결정되면 창조 경제의 한 축이 흔들릴 위험이 있습니다.
차기 전투기 사업과 관련하여 박근혜 정부가 원점 재검토를 선언하고, 자주국방 정신을 선택할 수 있을지 지켜 볼 일입니다. 국방부 장관의 판단이 무엇인지 모르겠지만, 국방부 장관의 정책 판단 기준을 파악할 수 있는 계기가 되리라 생각합니다. 박근혜 정부, 박근혜 대통령의 현명한 판단을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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