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직 대통령이라고 해서 무조건 국장을 해야 한다는 얘기는 아닙니다. 대통령이 왕은 아니니까요. 노무현 전 대통령은 쿠테타로 대통령이 된 사람도 아니고, 정상적인 선거 절차를 거쳐서 정상적으로 대통령이 된 사람입니다. 재임 기간 중에 지지율이 낮기도 했고, 탄핵을 받기도 했지만 당당한 전직 대통령입니다. 재임 기간 중에 많은 일이 있었지만 전직 대통령의 자격을 잃을 만큼의 결정적인 과오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검찰 조사가 끝나지 않았지만 검찰에서 조사하던 사항이 모두 사실이라고 가정해 봅시다. 설령 그렇다고 하더라도 도덕적인 부분에서 흠이 있는 것이지 전직 대통령으로서 했던 모든 일이 무효화되는 것도 아니라고 봅니다. 실제로는 사실인지 아닌지도 확정되지 않은 상황입니다.
그런데 왜 국민장입니까? 재임 중에 사망해야만 국장을 하는건가요?
관례상 국민장이라고 하는데요. 무슨 관례를 말하는거죠?
이승만 전 대통령과 윤보선 전 대통령의 장례가 가족장으로 치러진 것은 유족의 뜻이었으므로 고려 대상이 아닙니다. 그러면 최규하 전 대통령의 장례를 5일의 국민장으로 치른 것이 전례가 됩니다. 이 때 어떤 근거로 국민장으로 결정했는지는 모르겠습니다. 최규하 전 대통령이 2006년 10월 22일 서거했습니다. 당시 노무현 대통령이었군요. 자세한 논의 과정을 모르겠지만 여러가지를 고려했을 것입니다.
최규하 전 대통령은 정상적인 선거 과정을 통한 대통령이 아니었던 점을 고려하지 않았을까 짐작합니다. 재임 기간도 짧았지요. 서류 상 대통령직을 수행했던 것은 맞지만, 대통령으로서 많은 역할을 하지는 않았다는 점을 고려하여 국장이 아닌 국민장으로 결정하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 (관련 서류가 있다면 확인해 봐야 할 것 같습니다.)
전례는 이 사례 딱 하나입니다.
그런데 이 사례 하나가 어째서 관례가 되는 것인가요?
최규하 전 대통령과 노무현 전 대통령이 전직 대통령이라는 사실로 공통적이라고 보는 것인가요? 그럼 모든 전직 대통령은 같다고 보는 것입니까?
앞으로 국장은 대통령이 재임 중 서거했을 때에만 하는 것이 관례로 굳어지는 것인가요?
현 대통령과 국무총리께서 '최대한 대우를 하라'고 지시했다고 들었습니다.
최고의 대우가 국민장인가요?
현 국무위원들이 대통령과 국무총리의 견해를 무시하고 결정한 것인가요?
모든 대통령은 몇년 뒤 전직 대통령이 됩니다.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오늘의 결정은 앞으로 결정될 전직 대통령에 대한 전례가 됩니다.
대통령님의 통큰 결단이 필요합니다.
모든 국민이 화합할 수 있도록 설득을 해서라도 국장으로 치러야 합니다.
유족이 동의하지 않는다면 동의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노력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것이 훌륭한 대통령으로 평가받는 길입니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분열이 아니라, 대 화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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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전 대통령 측근 여러분~
노사모 여러분~
봉화마을 주민 여러분~
노무현 전 대통령을 사랑하는 모든 국민 여러분~
이성을 되찾기 바랍니다.
우리나라의 모든 사람을 적으로 만들 생각입니까? 국장을 왜 반대하십니까? 국민장을 왜 반대하십니까?
나와 생각이 다르면 모두 적이라고 생각하십니까?
현 정권을 적이라고 생각하십니까?
노무현 전 대통령을 잃은 사실은 무척 가슴아픈 일입니다.
그렇지만 장례를 치르는 방식을 결정하는 부분은 냉철하게 이성적으로 생각해야 합니다.
당장의 기분으로 흥분하여 생각할 일이 아닙니다.
국장은 안 된다. 국민장도 안 된다. 이건 도대체 무슨 사고방식입니까?
장례를 가족장으로 치른다는 것이 역사적으로 어떤 뜻으로 해석될지 생각해 보셨습니까?
장례를 국장으로 치르게 되면 역사적으로 어떻게 해석될지 생각해 보셨습니까?
유서에 있는 '화장해라', '작은 비석을 세워라'
이 말이 어째서 국장이나 국민장으로 하지 말라는 뜻으로 해석됩니까?
설령 고인의 유지가 그렇다고 하더라도
평소에 그런 뜻을 가족에게 말했다고 하더라도...
장례를 가족장으로 치르는 것은 정말 안될 일입니다.
오늘 결정되는 일은 내일 돌아보면 역사가 됩니다.
사족입니다만...
조문하러 오는 모든 사람들이 조문할 수 있게 해야합니다.
조문하러 오는 모든 사람이 노무현 전 대통령과의 지난 일을 모두 화해할 수 있게 해야 합니다.
무슨 권리로 조화와 조문을 막는 건가요?
그런 행동이 노무현 전 대통령의 뜻이라고 생각합니까?
혹시 본인의 지난 날의 행동에 대한 화풀이를 남에게 하는 것은 아닌가요?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선택은 단순히 가족, 측근을 보호하기 위한 행동이 아니었다고 생각합니다.
역사적으로 평가받을 수 있는 명예를 지키기 위한 행동이었다고 생각합니다.
국장이나 국민장으로 장례를 치러서 얼마나 많은 국민이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를 애도했는지 역사에 남겨야 합니다.
현명한 판단을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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